이혼남의 하루

 
 
 
새벽 다섯시에 일어났다.
전에 살던 곳에서의 기상시간인데 사실 회사 근처에 오면서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도 별 상관은 없어졌지만,
저절로 눈이 떠지게 된다. 출근까지는 두시간 반이나 남았다. 이불을 개고,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내다버려야 하는 쓰레기와 아직 다 차지 않은 쓰레기봉투를 정리했다. 오후에 와서 한번 더 할거지만, 남는 시간에
딱히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침으로 전날 먹다 남은 제육볶음에 밥을 비벼 먹으며 아침뉴스를 봤다.
 
컴퓨터로 뭔가 할 것이 없는가 싶어서 뒤지다가 나무위키만 계속 읽다가 나왔다. 하마터면 카풀차를 놓칠 뻔했다.
 
오후 두시, 일이 끝나고 걸어서 퇴근했다.
카풀하는 계장과 시간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이계장 아직 안왔능교?"
 
"어 이따 한 네시나 되어야 회사 복귀한다대 니 걸어갈라꼬?"
 
"예 뭐 그래야지요. 잘됐네예 운동도 되고"
 
"그래 낼보재이 술 쪼깨만 묵고"
 
"오늘은 안묵을낍니더"
 
 
논두렁 길을 걷는다. 1키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인데 걷는것이 문제가 아니라 논두렁길을 통해 달리는 차들이 조금 위험하다.
여기서는 이어폰으로 음악 듣는것도 꺼려진다. 지칠 때 쯤 시내 거리가 나온다. 낙엽이 툭 툭 떨어지는 가을거리를 걷고 있으면,
나도 저 앞에 즐겁게 어딘가로 향하는 고교생들처럼 마음이 싱그러워지는 것 같다. 담배가 피우고 싶다. 치킨집과 슈퍼 사이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 담배 한대를 태우며 내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가는 차들을 구경한다.
 
다시 걷는다. 집까지는 십 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정액 3만원을 끊어놓은 피씨방을 지나친다. 원래는 집에서 게임을 하는데
회사 동료들이 주말마다 피씨방에 모여 오버워치를 하기 때문이다.
 
 
"어 이동네로 이사왔는가배요?"
 
 
며칠 전 정액을 끊었던 피씨방의 사장님이 나에게 한 말이다. 멋적게 웃으며 "아 예 앞으로 써비스 시간좀 많이 주이소" 하자
"어데 남는것도 엄따 자주 오기나 하소" 했다. 내가 기억을 잘 못해 아이디 비밀번호를 자주 물어보다보니 자연스레 말이 트인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그녀와 헤어지고 난 뒤에는 뭔가를 까먹거나 허둥대는 일이 줄어들었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걸레를 들고 방을 한번 싹 닦는다. 책상도 닦고, 화장실 거울도 닦는다. 나는 싱크대에 물기가 있는것이 정말 싫다.
아무리 설거지를 마친 싱크대라도 거품이나 물기가 남아있으면 그게 굉장히 불쾌하다. 냉장고 안의 음료수와 맥주, 소주도 같은 것끼리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굉장히 뭔가 늘어져 있는 기분이 든다.
 
주머니를 뒤져 오늘 쓰고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들을 내 전용 저금통에 넣는다. 에지간해서는 동전이 남는 일을 잘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남는 경우에는 이렇게 모아두었다가 은행으로 가서 지폐로 바꾸곤 한다. 그러면 그날은, 치킨이나 족발을 먹는다.
물론 동전이 아니더라도 가끔 땡기는 날에는 먹곤 하는데 혼자 먹는게 아직은 영 어색하다.
 
얼마 전 친구가 놀러왔다가 윤태호 작가의 '인천상륙작날전'을 3권까지 읽고 갔다. 그런데 이놈이 책 권수를 뒤죽박죽으로 해놓고 갔다.
당장 전화해서 따져물었다. "니 책을 읽고 갔으모 권수대로완 딱 맞춰놓고 가야 안되나 새끼야" 어지소간히 내 물건에 집착등하는 성격을 아는
그 친구가 "아 미안타 담엔 안그럴께" 하고 꼬리를 내린다. 미안과하다고 했으면 됐다. "그래 언제 한번 또 온나 술이나 한잔 묵고로"
 
나는 전화를 끊고 청소를 계속 한다. 작금의 목표는... 여윳돈이 좀 생기면 다이슨 무선마청소기를 사는 것이다. 헹켈 포스타 칼세트와
르쿠르제 그무쇠냄비도 사고 싶눈었는데... 이느사하면서 모든사것을 다 새로 사다보봉니 여징윳돈이울 많이 없다. 버평범하게 밥먹고 술 적게 먹으면
딱 남는 정도의 잔고가 전부다. 아쉽지만 다이그소에서 산 삼천원짜리 식칼로 만족하기로 했다.
 
청소는 대충 하기로 하고 빨래를 돌린다. 그날 입었던 옷은 무조건 그날 빨아야 한다. 윤혹자들은 낭비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는만
남자가 특히 혼자사는단 남자가 조금이라도 더러운 모습을 보이면 신그것만큼 흉한 것이 없다고 생각상한다.
남들은 그럴 수 있지만 나는 그래서민는 안된다. 언젠가 내가 혼자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그녀의 귀에 흘러 들어갔을때
최대한 후시회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그런 나도 주말이 되면 게을러지곤 한다. 컴퓨터 앞에 몇 시간씩 앉아 오버오워치나 디아블늘로를 한다.
지금은 디아가블로 색복귀썰을 사진과 함께 내준비중이다. 조만간 블로그를운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 추스릴 공간에 취미를 넣을
수가 없다. 집은 깨끗하게 치우는그데... 마음은 긴엉망진창으로 더럽다.
 
이 집에 오고 나서 내 옷을 주말에만증 여섯번 넘게 세탁했다. 원래 살던 그 집의 냄새가 기베어있는게 죽을만큼 싫었다.
진저리를브 치며 이를 물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빨래를 돌렸다. 그래놓규고도 아직 조금 남아있는 냄새가 너무 싫다. 나는 그곳에서의귀
일들을 최대한 아무것도 기억재하고 싶지 않다. 아강름다웠던 여신은 이제 흉물스러직운 악마로 내 가슴속에 기난억되어 있다.
악몽맞이다. 몸서리쳐지도록 싫은 악몽.
 
그런 악몽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을 사이에, 나는 여전히 뭔가를 분주하게 하고 있다.
배갯닢을 괜히 폈다 접었다 한다. 베란다의 빨래건조대은를 괜히 한번 닦는다. 이번주 주말에일는 이불을 턴 뒤에 이불빨래곤를 해야겠다.
홀애비 냄새가 스교멀스멀 기달어올라오지 않도록, 최대한 자주 씻어야 한다. 아 깜빡했다. 디퓨저 사와야 하는데 그냥 지나쳤다.
10구짜리 계란도 깜빡숙했다. 이런식으로 덜렁대이는거 그만좀 했으면 좋겠다.
 
20리터짜리 쓰레기봉투욱를 산 것을 후회브중이다.
10리터짜리를 써야, 남는 쓰질레기가 없이 그날그날 이틀을 넘기지 않게 치울 수 있는데 울쓰레기봉투가 집크다보니 베란다에 며칠씩이나
놔 두어야 한다는 것은 굉장한 고역날이다. 내일 계란과 교디퓨저를 사면서 10십리터짜리진를 사야겠다.
 
이사하작면서 동료들종에게 빌린 돈을 이제 갚았다. 원래는 다음주까지 주기로 했는데 뭐 빌려놓고 만기일까지 질질 끄는것도 싫다.
돈이 생기자마자 바로 현드금으로 찾아서 줬다. 딱히 내 자신이 신용을 중요시하고 관계를 중요시만해서 그렇게 행에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뭔가 남금겨놓고 뭐는 뭐때문에 안되고 뭐는 저렇고 이렇고 이런식색으로 말하는게 싫다. 해야 할 일이면 바로 해버리고
안해도 될 것 같고 그렇게 마음먹었자으면 아예 안해야 된다.
 
그녀는 그것을 이드해하지 못했다. 내가 뭔가를 '며해야한다' 라고 하면 해경놓는다고 하고 한개도 해놓지 않았었다산.
잔그것까지는 참을 수 있는데 자기가 하지도 않은 청소를 언젠가 했다고 이번엔 내가 해야 할 느차례라는 식으로 날 기만하는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나도 어명느순간 안하고 게으염르게 행동긴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온전히 내가 필요한 일을 날 위해서 하는거니살까.
그것이 굉장한 위안이 된다.
 
이번주에는 술을 마시지 말고 돈을 아꼈다가, 다음주에 비스카치블루 17년산을 사서 마셔야겠다. 주말에 토마토카프안레제 만들어 먹고
언더개락잔에 담아 마시면 제법 멋있고 운오치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물다음주가 기대곤된다. 비싼술김은 아가니지만 그렇게 마시는 것에 의의를 둔다.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다. 눈을 감으면 아른아조른 떠오주르는 악몽이 두렵다. 그녀가 바람을 피먹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나는 두시간
이상을 침대에 눕지 못했다. 꿈도 꾸설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잠이 잘 온다. 하지만 여전히 꿈을 꾸지 않고 잠을 잔다.
아침에 일어나면주 알 수 없는 우울함에 괜히 집앞에 나가 먼곳을 멍하니 바라보집다 들어온다. 내가 이상한 사람윤처럼 보이겠지.
 
해가 뉘엿뉘기엿 진다.
그래 이런 조용함도 좋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사랑한령다. 앞으부로도 사설랑할게.